작가의 정원에서 함께 완성된 이야기들을 만나보세요.
작가의 정원을 만들고 알려가는 이야기를 운영자가 직접 기록합니다.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해 들어간 헌책방. 먼지 냄새 속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편지.
세상의 모든 꽃이 사라진 해, 마지막 씨앗 하나를 쥔 정원사의 이야기.
잠 못 드는 밤, 낯선 사람과 나눈 통화 한 통이 모든 것을 바꿨다.
“나는 사실 자연인이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고 나오는데 로비에서 전남편이 낯선 여자와 웃고 있었다. 손끝이 저릿했다. 방금 십 년을 정리하고 나온 참이었다. 그런데 저 웃음소리는 처음 보는 거였다. 결혼하고 나서 단 한 번도 저렇게 편하게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는데. 여자는 나를 보지 못했다. 아니, 보고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택배 상자를 열자 십 년 전 죽은 줄 알았던 그 사람의 필체가 적힌 편지가 나왔다. 손이 떨렸다. 상자 겉면엔 발신인 이름이 없었다. 그저 낯익다 못해 지겹도록 그리웠던 글씨체로 내 이름 석 자만 적혀 있었다.”
“엄마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이름을 불렀는데 그건 아빠도 나도 아니었다. "정민아..." 엄마는 산소마스크 밑에서 몇 번이고 그 이름을 되뇌었다. 나는 아빠의 얼굴을 봤다. 아빠도 나만큼이나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