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낯선 사람과 나눈 통화 한 통이 모든 것을 바꿨다.
전화가 울린 건 새벽 세 시 십칠 분이었다. 화면에 뜬 번호는 모르는 번호였다. 보통은 끊는다. 스팸이거나 실수 전화거나. 그런데 그날 밤은 왠지 받았다. 아마 나도 잠을 못 자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보세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낮고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사람 있어요?" 뭔가 이상한 질문이었다. 나는 웃음이 날 뻔했지만 참았다. "네, 있어요." "다행이다." 상대방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또 침묵. 나는 끊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저 목소리가 필요한 게 통화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라는 게 느껴졌다. 사람 목소리. 불 켜진 창문.